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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한낮의 냄새

한낮에 집에 들어서면 한가로움의 냄새가 납니다. 느릿느릿 말라가는 빨래와, 평소보다 대충 박자를 맞추는 초침 소리 같은 것들.

오전 내내 컴퓨터 앞에 버티고 앉았다가, 빽빽한 업무 일정표를 떨쳐버리고는 조퇴하였습니다. 흔히 물병자리를 '정시 출퇴근하느니 차라리 굶어죽는 편을 택하는' 별자리라고 풀이합니다만, 나는 꽤 성실한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물병자리입니다. 저녁엔 물병에 술을 붓는 거룩한 회식이 예정되어 있으나, 오늘은 물병을 텅텅 비우고 고요한 잠을 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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