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 교환을 하려는데요.
/ 주문하신 바나나 말씀이십니까.
/ 뭐랄까요, 예를 들어 바나나 한 송이에 열개가 있다고 치면 제가 받은 것은 아홉개이고 나머지 하나의 흔적이 없어요.
/ 고객님,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지 말씀이지 말입니다.
/ 음, 그러니까 바나나 꼭지에 바나나가 없어요. 달려있던 자리는 까맣게 착색이 됐는데. . .원래는 열개여야 되는데 아홉개란거죠.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 고객님께서 받으신 바나나의 상태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량이시지 말입니다.
/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 . .
/ 고객님께서 받으신 바나나의 상태가 매우 불량하고 시커멓게 썩어있고 반점도 막 있지 말입니다!!! (감정격양)
/ 제 바나나는 싱싱합니다! (덩달아 부르짖음!)
/ 교환 접수를 도와드려도 되겠지 말입니다!
/ 잃어버린 자식 하나만 찾으면 되는데. . .
/ 고객님, 또 다른 문의사항은 없으십니까!
통화 내내 웃음이 터져서 나 혼자 난리. 군인이 고객센터에 앉아 있으면 이런 느낌이구나. 실제로는 더 웃기고 귀여웠는데, 옮기려니 생전 처음 듣는 표현들이라 홀랑 잊어버렸다.
※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 식대로 교환요청을 했다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지요. 받아든 바나나가 그러합니다.' 라고 시를 지어 읊어줬을텐데. 랩을 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