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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깻샌 (깻잎 베이글 샌드위치) 최고의 마케팅은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치 내집 들어가는 양, 자연스럽게 던킨도나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던킨도나쓰하면 도나쓰보단 베이글의 손을 - 손이 있다면 - 번쩍 들어올려주고 싶은데, 특히 치즈베이글이 맛있다. 다행히 엊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치즈베이글이 하나 남아있어서 눈누난나 사들고 귀가. 아침에 자다가 눈을 번쩍 뜨고는, 갑자기 베이글로 샌드위치를 해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있는 재료 다 꺼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았다. *재료 : 베이글 1개. 깻잎 4장. 크래미 맛살. 삶은 계란. 닭찌찌. * 만드는 법 : 이거시야말로 진정한 육해공의 콜라보. (맛살에 게살은 안 들어가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생선살이 들어가나?) 땅에서 기른 깻잎과 바다에서 나고 자란척하는 맛살, 엄마와.. 더보기
김밥천국 불신지옥 △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전생에 천사였을게다. 천국에서 내려온 천사. 소속은 김밥천국.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면 두말할 것도 없이 김밥과 떡볶이다. 김밥과 떡볶이는 사시사철 시시때때 먹어도 물리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한다면 김밥이라고 0.1초의 고민도 없이 말했을까. 두어달에 한번 고향에 내려가면 엄마가 꼭 준비해놓는 것도 한솥 가득한 떡볶이와 산처럼 쌓아올린 김밥. 오른손엔 포크를 쥐고 왼손엔 두툼한 김밥 한 줄을 손에 쥐고 '아니 뭔 아가씨가 이렇게 많이 먹냐' 는 엄마의 걱정을 브금BGM으로 깔며 볼이 터져라 쉴새 없이 밀어 넣는게 집에 내려가서 제일 처음 하는 일이다. 김밥과 떡볶이에 대한 사랑은 가히 지독해서, 오죽하면 수능때 점심으로도 떡볶이를 싸갔다... 더보기
만두 빚기 (찐만두, 군만두, 만두국 활용 가능) △ 만두 이쁘게 빚으면 이쁜 딸 낳는다는 속설에 의하면, 내 딸 겁나 이쁠 듯. (하긴 날 닮으면 이쁘겠...죠?) '파는 만두 말고 손으로 빚은 만두 먹고 싶다' 는 말에 '그럼 만두 한 번 해먹으까?' 가 가능한 클라스. (역시 뭐든 할려면 쿵짝이 잘 맞아야) 사진이 역순으로 올라갔습니다. 아름다운 결과물을 감상하시면서 이 여자들이 진짜 엄청난 노동을 했구나, 생각하시면 될 듯. 개인적으로는 처음 빚어본 만두가 너무 예뻐서 '아이참 나란 여자' 라는 감흥에 도취되어 있었던 꼬박 두시간을 한번도 못 일어났던 만두 빚기. * 준비물 (분량 80개) 더보기
따끈따끈 얼큰한 오뎅나베 (feat.콧물) △ 오뎅은 작게 나눠 냉동실에 넣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 ' 엄마가 사과 한 박스랑 부산어묵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미 회사에서는 '언제 한 번 오뎅같이 먹어요' 가 제게 건네는 인사말이 되어버렸는데, 음. 앉은 자리에서 평균 17개 정도를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펄럭이는 넓적한 치마오뎅을 꾹꾹 세번이나 접은 두꺼운 오뎅이죠. 5년쯤 전에 오뎅 40개먹기 내기를 한 적이 있는데- 물론 질리가 없지요. 남자 선배와 붙었는데도 이겨먹은 그 위장 - 그 말이 와전되어서, 사내에서는 '저 여자가 한번에 오뎅 100개를 먹는다' 라고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버렸다는... 아무튼 엄마가 효성어묵 한 봉지를 보내주셨어요. 하고많은 부산오뎅 중에 이게 갑입니다. 역시 몇 년전에 엄마와 시장에서 보리밥을 먹는데.. 더보기
가지 피클 만들기 오늘 새벽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빗소리에 깨어 '의심할 수 없는 빗소리' 라고 짤막하게 적어둔 뒤, 이번엔 창밖을 내다보지도 않았어요.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테지만 분명 너무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으니까요. 어둔 방에서 침대에 어정쩡하게 몸을 걸치고 있다가 그만, 그만! 가슴을 묵직하게 짓누르는 생각은 그만두고 요리를 하자! 라는 다짐을 하며 몸을 벌떡 일으켰습니다. 여자들의 유리병을 향한 욕망은 상상초월입니다. 유리병만큼 여자들을 자극하는 주방의 요소가 또 있을까요. 텅빈 채로 가만히 두어도 예쁘고, 뭔가를 채워도 참 예쁘죠. 저는 유독 주방기기들에 드글드글한 욕망을 숨기지 못하는데요, 자취생 신분에 식품건조기며 미니 오븐 따위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1년에 한 두번 꺼낼까 싶습니.. 더보기
냉장고를 부탁해 : 맑은국의 여왕 △ 부탁도 안했는데 아침부터 혼자서 프로그램 찍은 느낌. 간밤에 주인도 없는 빈 집을 술취해 들어가 잘 빌려쓰고는, 침대를 정리하고 물을 끓여 식히고 오늘의 일정을 미리 정리하면서 친구에게 나가겠다 전화하려는 찰나. 안내방송이 울려퍼진다. '오늘 소독 있습니다. 각 가구는 문을 열어주세요' 그래? 집도 잘 빌려썼는데, 소독이라도 해놓고 가야되지 않겠느냐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오늘 소독있나본데. 내가 이거 기다렸다가 싸인하고 갈게. 참. 나 티셔츠 하나만 빌리자. 어제 입었던 옷에 왠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야' 친구가 마침 올라오는 길이라며 30분내로 도착을 한단다. 그럼 기다리지 뭐. 슬슬 점심때가 다가오기도 하고, 새벽부터 대구에서 올라오는 친구가 몹시 시장할 것 같아서 기다리는동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