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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거울 속 세상은 안녕하신가요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이상, 문득 위치에너지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높은 곳의 물방울이 낙하하며 물레방아를 돌립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러니까 위치에너지는 '기준점까지 이동할 때 할 수 있는 일의 양' 이라고 정의를 하더군요. 가까운 일주일내내 머릿 속에 '위치에너지'라는 단어가 둥.. 더보기
<소셜포비아>와 <위로공단>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오늘날, 우리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생계. 묵직한 이 한 단어를 발음해본다. 생계는 '살아갈 방도' 라는 뜻으로 날 생生에 셈할 계計를 쓰지만, 그 자리에 이을 계系를 집어넣어도 무방할 것이다. 생계. 생을 어떻게 잇고 이어갈 것인가. 우리는 어떤 줄을 잡고 이 생에 매달릴 것인가. 매달려야만 하는가. 연이어서 본 와 을 묘하게 관통하는 메세지 앞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진즉에 던졌던 질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오늘날, 우리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시대를 산다. 먹고 사느라 바빠 남의 고통은 고사하고 나의 고통조차 들여다 볼 여유도 아량도 없다. 들여다보면 너무 아픈 상처뿐이니까. 무덤한 표정으로 컴퓨.. 더보기
김영하의 <보다>_ 이제는 탐침을 찔러넣을 때 새해 선물로 내게 책을 사줬다. 뭐 별다르게 '새해 선물'이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책은 여전히 사고 있지만, 그래도 의미있게 새해 시작에 맞춰 3권 세트의 비닐포장을 기분좋게 뜯었다. 올해는, 아 작년이구나. 지난해에는 알라딘 이라는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도서를 구매했는데, 한해의 끝자락에 이르자 1년동안 구입한 책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마포구에서 상위 0.7퍼센트의 도서 구매력을 자랑하는, 그러니까 나름 상위 1%의 독자였고 구입한 책은 백권 남짓. 알라딘에서만 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므로 어림잡아 130권 정도 구매했을 것이라 추산한다. 다 읽었냐고? 내 책장에 아름답게 꽂혀있다. 요즘은 책을 좀 읽는다. 직업 때문이기도 했거니와 - 내공이 후달달 딸려서 - 직업이 사라진 당분간의 지.. 더보기
브런치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어제, 그동안 써왔던 몇 편의 글들을 추려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메인에 소개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어요. 마음와 오랜 시간을 꾹꾹 눌러담은 글들이니, 잘썼든 못썼든간에 '최선을 다했다'고는 말할 수 있어서 갑자기 하루만에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었는데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더이상은 이렇게 저렇게 고칠 수 없기 때문에 그보다 더 잘 쓸수는 없었거든요. 하루만에 나의 글을 3천명 정도가 봤고, 이름모를 어떤 이들이 아름답고 뭉클한 글이라며 고마운 말을 건네주었고, 앞으로도 나의 글에 관심을 가지겠노라는 50명의 구독자가 생겼습니다. 나 계속 쓰고 싶어요. 어쩌면, 어쩌면 나란 사람도 정말로 글을 쓰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들은 노랫말이 내 마음을 다 찢어.. 더보기
꽃피는 학교 따뜻한 음악회 두어주 전이었을거다. 텅빈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는 늦은 밤, 겨울 밤. 컴컴한 창밖으로 멍하니 시선을 던지는데 문득 창문에 붙은 전단지 하나가 눈을, 곧이어 마음을 사로 잡는다. '따뜻한 음악회'. 그리고 어젯밤. 서둘러 퇴근하고 음악회가 열리는 작은 갤러리를 찾았다. 1층은 꽃집, 지하는 홀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1층의 예쁜 아주머니가 웃으며 맞아주었다. 아 꽃향기. 생활에 여유만 좀 생기면 늘 꽃을 만지며 살고 싶다는 잊고 있던 바람. 서울생활이 힘에 부칠때면 하루에도 족히 열댓번은 이제 그만둘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곳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널려있는 작은 음악때문에 여기를 아직은 그만둘 수가 없다. 이렇게 버스를 타도 음악이 나 여기있다며 내 발목을 붙드는 도시인데. 지하로 조심스레 내려가 계.. 더보기
김형경 <오늘의 남자>_ 한 남자한테 세 번 차였는데요! 겨울이면 늘 이민을 결심한다. 얼어붙겠는 얼굴을 하고서 입을 앙 다물고서 '언젠가는 겨울이 없는 나라에 가버릴꺼야!' 겨울 사이를 헤집으며 부득부득 결심한다. 그리고 이 겨울은 이민가면 영원히 못 누릴 겨울이니 이번만큼은 특별히 온몸으로 누려주마, 호기로운 척을 한다. 내년에도 이민 못 갈꺼면서. 알면서. 김형경 작가의 저서들 중 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최근에 나온 는 사실 전작만큼 깊숙하진 않은 느낌이라 내심 아쉬웠더랬다. 겨울과 남자. 이 둘 중에 무엇을 택할까. 퇴근 후에 잠시 고민하다 또 기필코 이민을 부르짖으며 차가운 밤공기를 비집고 강연장을 찾았다. 나란 여자, 남자를 택했다. 이 겨울을 무릅쓰고. 유선과 함께 와서 들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1. 남자의 무게 "여러분, 생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