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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깻샌 (깻잎 베이글 샌드위치) 최고의 마케팅은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치 내집 들어가는 양, 자연스럽게 던킨도나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던킨도나쓰하면 도나쓰보단 베이글의 손을 - 손이 있다면 - 번쩍 들어올려주고 싶은데, 특히 치즈베이글이 맛있다. 다행히 엊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치즈베이글이 하나 남아있어서 눈누난나 사들고 귀가. 아침에 자다가 눈을 번쩍 뜨고는, 갑자기 베이글로 샌드위치를 해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있는 재료 다 꺼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았다. *재료 : 베이글 1개. 깻잎 4장. 크래미 맛살. 삶은 계란. 닭찌찌. * 만드는 법 : 이거시야말로 진정한 육해공의 콜라보. (맛살에 게살은 안 들어가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생선살이 들어가나?) 땅에서 기른 깻잎과 바다에서 나고 자란척하는 맛살, 엄마와.. 더보기
김영하의 <보다>_ 이제는 탐침을 찔러넣을 때 새해 선물로 내게 책을 사줬다. 뭐 별다르게 '새해 선물'이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책은 여전히 사고 있지만, 그래도 의미있게 새해 시작에 맞춰 3권 세트의 비닐포장을 기분좋게 뜯었다. 올해는, 아 작년이구나. 지난해에는 알라딘 이라는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도서를 구매했는데, 한해의 끝자락에 이르자 1년동안 구입한 책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마포구에서 상위 0.7퍼센트의 도서 구매력을 자랑하는, 그러니까 나름 상위 1%의 독자였고 구입한 책은 백권 남짓. 알라딘에서만 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므로 어림잡아 130권 정도 구매했을 것이라 추산한다. 다 읽었냐고? 내 책장에 아름답게 꽂혀있다. 요즘은 책을 좀 읽는다. 직업 때문이기도 했거니와 - 내공이 후달달 딸려서 - 직업이 사라진 당분간의 지.. 더보기
<라이프>_ 서투른 춤을 추는 불꽃 2주째 주말마다 천원짜리 조조 한편씩을 찍고 있다. 오. 차비보다 싸. 지난 여름에서 가을사이에 상상마당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나 들었더니 포인트가 만원정도 생겼다. 조조를 보려면 포인트 5천원에 현금 천원정도만 더하면 된단 말이지. 그동안은 상상마당에 좋은 영화가 많이 걸리는 줄도 몰라서 지난해에 이벤트에 당첨됐던 포인트도 다 날려버렸는데 아깝구만. 나같은 지각쟁이에게는 좀 나쁘지만 광고도 한 편없이 바로 영화가 정시에 상영하기 때문에 그것도 썩 좋다. 아담한 사이즈의 극장에 푹 파묻히는 느낌도 맘에 들고. 지난 주말도 비가 왔고 다행히 빠른 판단과 달리기로 이번엔 2분을 남겨놓고 무사 입성했다. (휴!) 며칠전에 막 다 읽은 에 관한 글을 쓰면서 부제를 '어쨌든 삶은 계속된다' 라고 달아두었는데 이 영.. 더보기
8월 12일 : 난 아티스트야 △ 코작가가 기린 기림 굳모닝. 어제 사무실에 선물로 들어온 케이크 하나를 둘러서서 젓가락으로 퍼먹다보니 상큼한 그 자태가 금세 처연해졌다. 코가 플라스틱 칼을 빼들고 처참한 케이크를 진정시킨다. '코작가, 이쁘게 좀 다듬어 봐. 디자이너니깐.' 나의 한마디에 코가 특유의 빤한 얼굴로 나를 들여다보며 대답한다. '나 디자이너 아니야. 난 아티스트야.' 아티스트에 힘이 실린다. '디자이너랑 아티스트 차이가 뭔데? 상업성?' '응. 난 아티스트야. 근데 난 반은 디자이너이기도 해.' 자리로 돌아와 어제 끼적인 시 몇줄을 현진에게 보여줬다. 현진은 늘 '좋다'라는 말밖에 안하므로, 사실 매번 현진에게 글을 보여주고 의견을 묻는것은 어쩌면 칭찬받고 싶은 드글드글한 욕망의 표출이 아닐까. 현진이 좋다고 했다. 시.. 더보기
2015년 8월 11일 : 쏘잉 쏘리 △ 우쮸쮸 내 새끼... 아마 두어해 전에 사두고는 개시도 안 한 블라우스 단추가 똑 떨어졌다. 특히 여자 옷은 단추 하나가 빠지면 똑같은 단추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옷 전체의 단추를 갈아야 하는 일도 있다. 전체의 단추를 갈고 싶어도 마땅히 옷과 어울리는 예쁜 단추를 발견하지 못하는 날엔 쎄굿바. 단추 떨어진지는 한달은 족히 지났을거다. 단추를 잃어버릴까봐 벽에 딱 붙여두고는 늘 바라보며 지냈다. 그래 언젠간 달아줘야지, 언젠간 달아줘야지. 언젠간...누가 좀 대신 달아줘야지. 암. 내가 절대 안하는게 세 가지 있는데 걸레질이랑 바느질이랑 다림질이다. 요즘은 밀대로 방을 쓰삭 밀 수도 있지만, 아무튼 예전에는 어머니가 시켜 마지못해 걸레질을 할 때마다 걸레와 함께 내 무릎이 닳는 느낌이었.. 더보기
등장인물 모든 것에 자신만만하던 사람이 어떤 실패를 맞닥뜨리면 과도하게 움츠러드는 것처럼, 삶 대부분의 국면에서 몹시 옹그리던 이가 어떤 계기로 허리를 한번 곧추세우게 되면 모든 것에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경우를 종종 목도한다. 그러다 허리가 뒤로 꺾어질 만큼. 나른한 오후. 침대 위에서 뭉개는 토요일. 그리 반갑지 않은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늘 이렇게 번득번득 사람을 덥석 찾는지. 그리 반갑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인데 대뜸 '어디냐' 는 메세지 한 통. 일 때문에 작년에 두어번 만난적이 다다. 내가 이 사람과 약속이 있었나? 그럴리가. '집인데요' 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이번엔 '집이 어디냐' 는 또 물음. 홍대 근처인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나가기 어렵다는 메세지를 보냈더니 팥빙수 사줄테니 나오란다. 컨디션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