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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선희의 <어떤 결혼식>_ 크지만 작은 것과 작지만 큰 것 △ 수박씨 박힌 것 처럼 책 읽는 사람들이 도드라지게 눈에 띈다 책도 안 읽고 급한 마음에 쓰는 서평. 한 주에 책 두 권 읽기 스코어는 어떻게 되었나. 첫 주는 무난하게 마치는 듯 했으나, 두 셋째주에는 업무 때문에 마음이 바빠 실패. 핑계를 대자면 는 1/5가량, 도 1/5가량 남았다. 나를 위한 거잖아 : 요란하고 허무한 인생에서 가장 오래만난, 13년지기 친구가 다가오는 가을에 결혼을 한다. 새초롬한 - 영어듣기를 하며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첫인상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너도 결혼이란걸 하는구나. 늘 '나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 고 선언하던 나를 두고 '꼭 저런애들이 제일 먼저 시집간다'며 놀려댔지만, 정말로 나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떠나보내고 있다. 그때마다 '사위가 갖고 싶네에에에' 엄마의 잔.. 더보기
계속해서 5월 26일 : 서사정리도 계속해서 △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지 혹은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서히 혹은 삽시간에 잊어버리고 잃어버릴테지만. 기다리는 전화 한 통이 있어서 낯선 번호가 울릴 때마다 온통 덜컥거렸다. 오늘 오후 다섯시에 오기로 한 가스검침원의 이른 방문을 알리는 전화였으며, 새벽에 문득 구입한 얼마전부터 몹시 읽고싶던 시집의 도착을 알리는 전화였다. 짐을 싸는둥 마는둥 어지러운 물건들 사이에 어설프게 쭈그리고 앉아 시 몇 편을 읽기 시작했다. 방 한 귀퉁이에 빼곡쌓인 책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또 짐의 무게를 늘이고 있다니. 오랫동안 읽지도 않던 시는 왜 또 갑자기 읽겠다는건지는 알 턱이 없다. 짐을 싸다말고 종이박스 몇 개를 구해다주기로 한 친구에게 '나 좀 구해줘' 라는 SOS를 보냈더니 깜짝.. 더보기
시시한 것들은 눈에 차지도 않았어 △ 산비탈을 헉헉 대면서 오르는데 저 멀리서 개 두 마리가 겅중겅중 달려왔다. 몹시 기쁜 마음에 개들을 와락 끌어안았다. 마음먹은 바가 있어 하루에 한 편에서 두 편정도의 글을 꾸준히 (다시) 쓰기로 했다. 오래전에는 아무도 안 시켜도 새벽까지 모니터 앞에 붙어앉아 낄낄대며 재밌더니, 언제 이렇게 생각과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일이 나에게 무겁고 귀찮은 일이 되었나. 이번에 고향집에 며칠 머무르는 김에 마음내어 다락에 올랐다. 예전에 써두었던 노트들을 꺼내어 들추어 보았더니, 확실히 생각과 시각은 지금보다 어릴지 몰라도 더 잘 쓰더라. 좀 많이. △ 내 방에 딸려있는 다락. '다락'하면 왠지 낭만의 대명사 같지만, 실상은 관리가 안되어 칠이 똑똑 벗겨져 계단에 소복히 쌓여있었다. 일주일 전에 강원도 어느 .. 더보기
결혼을 앞두고 아 물론, 나는 상상속의 허지웅씨와 아직 차 한잔 걸치지 못했으므로 내 결혼식은 아니다. 꽃은 피고 잔디가 새파랗게 돋아나는 봄. 올해 봄에도 많은 여성들이 4, 5월의 신부가 될 준비를 마치고 조신히 카드를 띄워보낸다. 작년에 거의 한달에 두장꼴로 '청첩장 크리'를 맞은 나는 '이게 뭔가, 내 인생에도 청첩장이 깃들 날이 오다니!' 라며 처음 한 두장에는 보내는 이의 사뭇 떨리고 설레는 기분을 함께 느꼈으나 청첩장이 쌓여갈수록 함께 쌓여가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어찌할 바 없었다 하겠다. 정말로 나는 안 겪을줄 알았는데 4, 5년은 연락도 없다가 '나 결혼해. 너 주소가 어디지?' 라며 얼굴에 철판깔고 청첩장 띄워보내는 이가 많더라. 그런 이들에게는 '백년만에 연락하시네요.' 라면서 얄밉게 비아냥거려주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