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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17년 11월 2일 △ 이 계절에 저 홀로 여름인양 새초롬하게 핀 보라색 꽃. 바람이 많이 불어 결국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담으려는 노력을 담아봅니다. 다들 따순 밥 한 숟가락이라도 들고 세상 밖으로 나오셨습니까. 바람의 온도가 많이 차가워졌어요. 저는 벌써부터 발목까지 오는 두툼하고 시커먼 패딩 잠바를 입고 다닙니다. 땀이 좀 삐질삐질 나긴 하는데, 이삿짐 정리를 마치지 못해 마땅히 걸칠만한 것이 없어서 입고 다니다 보니 나름 계절에 어울려요. 이제 막 11월의 초입인데, 이번 겨울은 또 어찌날까 싶을 정도로 쌀쌀하고 차갑습니다. 저는 대부분 아침밥을 먹지 않아요. 눈만 뜨면 "밥 먹어라!!!" 하는 엄마의 부름에 부리나케 밥상 앞에 다가가 앉던 10대 시절을 지나고 나니, 아침 밥을 먹지 않은지도 10년이 넘은 터라.. 더보기
거울 속 세상은 안녕하신가요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이상, 문득 위치에너지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높은 곳의 물방울이 낙하하며 물레방아를 돌립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러니까 위치에너지는 '기준점까지 이동할 때 할 수 있는 일의 양' 이라고 정의를 하더군요. 가까운 일주일내내 머릿 속에 '위치에너지'라는 단어가 둥.. 더보기
2015년 12월 3일 : 나에게 첫눈 △ ahn 作 겨울은 도통 날씨를 가늠할 수 없다. 여름날이면 방안에 드리우는 빛만으로도 '비가 오는 건가?' 짐작을 하고도 남는데, 겨울은 온통 어두운데다 해까지 늦게뜨니 밖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창문을 굳이 열어 찬바람 영접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모를일. 샤워를 하고 욕실 문을 열었는데 '어머!' 하고 내 입에서 외마디 감탄이 흘러나왔다. - 나도 이제 놀라운 상황에서 '어머'라고 할 정도로 서울깍쟁이가 되버린건가. 그렇단 말인가! 이야말로 어머같은 사실이다. - 눈송이가 펑펑 날리고 있었다. 첫눈이랍시고 조금씩 찔끔거리는 눈송이들은 영 달갑지 않더니, 이렇게 펑펑 내리니 마음이 문득 즐겁고 달뜬다. 나에겐 이게 첫눈! 욕실 창문 너머로 너울너울 춤추는 커다란 눈송이들을 바라보노라니, 출근길이 .. 더보기
바다, 그리고 쩜프 지난 설에 다녀온 강원도 할머니집. 지금은 폭설이 쏟아져 옴짝달싹을 못하는 상황이라는데, 어쩐지 설 연휴 너무너무 따뜻하고 포근했던 바다. 바닷가 나간다고 하니 아버지가 딸내미 그을릴까 모자를 챙겨주신다. 그래서 나는 야쿠르트 아줌마. 사촌 동생들과 바닷가에서 폴짝, 포올짝. 더보기
향긋한 겨울 새콤한 귤향기가 행복한 겨울이예요 더보기
나는 사랑을 아는 어여쁜 물고기라네 오늘도 어디론가, 어디론가 간다 * 부산 수족관에서 찍은 사진. 하얀살결에 까만점을 땡땡 드리운 물고기가 푸드덕푸드덕 헤엄을 치고있다. 시인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제 아픔 제 고통을 하나하나 몸에 새긴 슬픈 물고기라고. 새파란 물에 땡땡이 그녀석이 너무나 예뻐 나는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녀석은 자주 나를 구경하러 와주었다. 우리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자주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었다. 안녕 잘있어. 푸드덕푸드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