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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1일 : 잘가요 미스반
우주둥이
2016. 4. 21. 23:14
일행들과 택시를 탔다. 내가 앞좌석에 탔는데 타자마자 아저씨가 이쁜 아가씨가 어디가냐고 비행기를 먼저 태워주셨다. 그러고서 쭉 가는데 뒷자리에서 내 이름을 몇번 불렀고, 아저씨가 내 이름을 듣고는 임씨냐고 묻는다.
- 아가씨, 임가야?
- 네? 아닌데요.
- 임씨면 좋을텐데.
- 왜요?
- 요즘 그 드라마에 주인공 이름이잖아.
- 아, 전 티비가 없어요.
- 아니, 그럼 태양의 후예도 안봤어?
- 네. 친구집에서 잠깐 한번?
- 요즘 시대에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있나. 티비 한대 사.
- 제가 티비 보는걸 안좋아해요.
- 아가씨는 그럼 미혼이겠네? 티비없다니.
- 아... 네 맞아요. (아저씨의 놀라운 추리력)
- 혼수할 때 티비 한대 해가.
- 음, 꼭 티비를 해가야 될까요?
- 서방이 티비 좋아하면 사야지.
- 티비 안 좋아하면 좋을꺼 같은데.
- 그나저나 아가씨는 그럼 무슨 성씨야, 남? 김?
남씨도 이뻐.
- 흐흐 (절대 못 맞추실걸요)
- 남씨 맞았어?
- 반씨예요.
- 반?
- 넵!
- (성 붙여 내이름을 발음해보는 아저씨) 반도 예쁘네. 요즘 반씨가 트렌드잖아.
- 그런가요?
- 왜, 기문이 형도 있고...
- 한번도 못봤어요.
- 어디 반씨야?
아저씨는 내가 알려준대로 반을 검색해보더니 한국에 몇명이 있고, 과거급제는 몇명이 했는지 까지 찾아보신다. 수치에 관심이 많은 분인듯.
- 여섯명이 과거급제했네. 한명도 못한 가문도 많거든. 희성이잖아.
- 오, 전 한번도 궁금해본적 없는데.
- 아가씨 참하게도 생겼다. 인기많겠네.
- 아, 감사합니다.
- 기분 나쁘지않지?
- 그럼요.
내릴때가 되어서 영수증을 받는데, 아저씨가 영수증을 건네주며 '잘가요 미스반' 하고 활짝 손을 흔들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