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2016년 3월 3일
우주둥이
2016. 3. 3. 01:35
두렵다, 모든 것이.
* 친구가 나를 데리고 코스트코에 가서는 근사한 초콜렛을 사줬다. 무엇이 그리 우울하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 대답했더니 여행을 못가서 그런거랬다. 아닌것 같았지만 맞다고 끄덕끄덕 맞장구를 쳤다. 작년 딱 이맘때, 자전거 사고가 크게 나서 병원에 대기하고 있는데 '살면서 후회해본 적 있냐'는 멀리서 온 물음이 있었다. 사실 후회 밖에 해본 적 없는데 무슨 말을 해줄까 싶었지만, 열심히 후회의 고귀함에 대해 떠들었던 것 같다. 후회는 더 나은 인간이 되기위해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물론 물음의 주인공은 자신의 물음에 대해 개코도 기억 못하겠지만.
똑같은 질문을 1년 뒤 나에게 던진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마음 속에 두려움이 가득차서 어떤 대답도 오늘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에 멈춰서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는데 구름이 몹시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꽃, 꽃이 얼른 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