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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8년 6월 3일 : 세 가지 자기 전에 문득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를 생각해봤는데 음악, 글, 요리 라는 대답이 즉각 떠올랐다. 세 가지의 세 가지 공통점은 -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짓고 - 함께 나누는 이가 있을 때 훨씬 더 풍성해진다 - 준비과정이 긴 반면, 즐기는 순간은 뚝딱이지만 그 찰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 세 가지 다 조금씩 끼적대는 사람으로 살고있어 다행한 밤 :) 더보기
2018년 5월 11일 : 생강밀크티 . 맑은 낯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오월. 하늘이 잔뜩 흐리고 무거운 품이 비가 한바탕 쏟아질 것 같아서 집으로 총총. 달고 따뜻하고 향긋한 것이 먹고 싶어서 두유를 따끈하게 데운 뒤, 직접 만든 생강청과 계피 가루를 듬뿍 넣어주었다. 카페에서 팔면 '진저시나몬소이라떼' 쯤 되려나. 한모금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열 잔 마셔야지. 더보기
2018년 5월 9일 하늘빛이 기특한 요즘은 집까지 천천히 걷는다. 하염없이 바라는 사람에서 비로소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이 계절이 내게 이만큼씩이나 주는구나. 더보기
행복 밤늦도록 행복이 뭘까에 대해서 오래 고민했다. 요즘 물 속에서 숨을 오래도록 참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한데, 왜 그럴까에 대해서 오래 생각했다. 나는 많이 변했구나. 더보기
2018년 4월 24일 오늘 (여전히 붐비는) 지하철에서 목격한 사람들. 1. 창문을 깨려고 발버둥친 남자. 몇 차례나 창문에 몸을 부딪혀 꽝꽝대는 바람에 주위의 몇 사람이 흠칫 놀라 물러났으나, 곧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내리는 정류장이어서 그 남자는 사람들 틈에 묻혔다. 유리창에 자꾸만 몸을 부딪치는 참새같았다. 참새치곤 흉악했지만. 2. 쉿-쉿 뱀소리를 내는 60대 중반의 할머니. 처음엔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으나 곧 내 맞은편의 할머니가 내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그녀는 중국어 공부중. 찌아요. 3. 계단에서 쓰러진 내 또래의 여자. 더보기
2018년 4월 25일 출근길 아침. 맞은편에서 손을 맞잡고 가족이 걸어온다. 아빠 - 아들 - 엄마 - 딸. 남자 아이가 문득 발 아래 그림자를 보고 기쁨에 차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우리 지금 다들 손잡고 있네!" 바삐 걸으면서도 손으로 꼭꼭 눌러 그 말을 핸드폰에 받아적었다. 우리, 지금, 손. *4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