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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 손두부 : 엄마 마음

 

 

 

 

두부랑 오뎅을 진~짜 좋아한다. 오뎅을 심각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중국 유학가서 그나마 심각한 오뎅사랑을 끊어냈다. 중국엔 오뎅이 없거든. 진짜 1년동안 방바닥 긁으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를꺼야.

 

서울 온 뒤로, 엄마가 요 몇 개월간 갑자기 딸에게 무한 애정을 쏟기 시작했다. 예전에 엄마한테 볼멘 소리를 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우리 집에 와보시고 먹을게 없음을 통감하셔서 그런건지, 한번씩 전화걸어서 '엄마가 해주는 카레 먹고 싶다, 잔치국수 먹고 싶다, 오무라이스 먹고싶다, 배고프다' 라는 걸뱅이 소리를 해서 그런건지 어쩐건지 몰라. 감사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과도 - 나에게 안 좋아하는 음식이 있긴 있더냐 - 한알씩 신문지에 싸서 보내주시고, 쉽게 상하는 음식도 많이 보내주신다. 수고스러운 당일특급으로. 당일특급 택배는 지정된 우체국에서만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새벽부터 나 먹일 음식 만들어서 밀폐용기에 담고 박스에 사과며 다른 밑반찬들 꽉꽉 채워서 우체국까지 부랴부랴 가서 나에게 택배 보내는 엄마 모습을 생각하면 좀 짠하다. 괜히 죄송스럽기도 하고. 어떤 마음으로 보낸 택배인지 아는데도 시간이 없어서, 밥 때가 안 맞아서 못 먹고 버리는 음식이 많다. 지난주에 받은 카레도 그대로 있다. 쩝.

 

엄마가 이번에는 갓바위 손두부를 보내주셨다. 친구들이랑 갓바위 다녀오셨나보다. 그냥 먹고 오면 되는데, 두부 좋아하는 내 생각이 나서 이렇게 재래기랑 양념장까지 다 챙겨서 보냈셨네. 아이구. 이것도 안먹고 처박아두면 진짜 불효하는 것 같아서, 더운 김 잔뜩 올려서 뜨끈뜨끈하게 먹었다. 엄마 마음이 너무 뜨끈뜨끈하다.

 

 

* 오뎅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래떡 들어있는 오뎅도 보내주셨다. 여기 수제 오뎅이라서 진짜 맛있는데. 역시 내가 집에 있으면 살이 찌는 이유가 있었구만. 나 지금 오뎅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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