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로 마음을 보여줄 순 없지만, 그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우리는 태도를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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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까지 음표가 되는 밤'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보고 집으로 오는 길. 잔뜩 술에 취한 목소리와 조잘조잘 전화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황급히 통화를 마무리하기에 무슨 일이 있나, 싶다가도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드는게 사실. 전화를 끊자마자 뾰로롱 날아온 카톡에 조금 서운한 마음을 비쳤더니 '사랑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하지 않아.' 하고 그에게서 다시 바로 전화가 왔다.
모든 태도가 마음의 증거가 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정확히는 '마음을 올곧게 전달'하기 위해서 갖은 애를 쓴다. 지금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런 애를 쓰는 사람이라서 좋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사람이니까. 같이 애쓰는 사람이 있다는 건 퍽이나 위안이고 행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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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달이 둥그런 새벽이었다. 창문으로 김이 서린 하늘을 내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가만히 나온 이름이 있었다. 나는 이 친구를 아직 사랑하나, 하는 당혹감과 의아함과 작은 안도감이 일었다. 그 친구와 나는 모든 것이 어긋났다. 타이밍, 마음의 방향, 태도. 지금 돌이켜보면 그토록 어긋난 것을 어찌 사랑이라 붙들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때는 그런 사랑을 할 시기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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