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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통과할 때
우주둥이
2016. 12. 20. 00:50
느즈막히 사과청을 담고 자정을 넘긴 화요일. 왜 핸드폰의 알람소리가 초기화 되었는지, 그러면서도 반년 이상을 듣기싫은 소리를 들으며 버티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드디어 생각난 김에 원래 좋아하던 소리로 돌려놓기로 했다. 파일명이 뭐였는지 몰라 목록의 여러개를 일일이 눌러보는데 맙소사, 당했다.
꿈결에 지구 건너편에서 주고 받았던 목소리와 사랑한다는 말과 그 말을 둘러싼 가느다랗고 따뜻한 움직임들. 그리고 조시와 음악을 짓던 밤이 그대로 녹음되어 있었다. 그 소리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차마 끝까지 듣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왜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통과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절대로, 절대로 모르는걸까. 왜 지나고나서 문득 돌아보면 그 순간은 너무나 찬란하여서 나를 눈물짓게 할까. 내가 사랑하였던 목소리들이 내 마음을 일렁이게 하다 결국 눈가를 일렁이게 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