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여기저기, 별
우주둥이
2016. 11. 21. 19:43
서울 한 귀퉁이에 내 공간을 갖게된 지가 벌써 5년인데, 아직도 '내가 서울에 살긴 사는구나.' 감탄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퇴근길, 버스에 앉아 이런저런 도로에 이렇게 저렇게 맞물린 알록달록 길다란 꼬리들을 보고 있자면요. 빨간 꼬리등이 줄지어 나란하거나 하얀색 헤드라이트 - 하이라이트 라고 적을뻔 - 가 빽빽한 모양을 보고있으면 밤하늘 별의 운행이 저러하지 않을까, 혼자 물끄러미 생각에 빠지는거예요.
영업 뛰는 친구가 몇해전 해준 말인데요, 겨울엔 그렇게 좋대요. 내가 겨울엔 하늘이 빨리 쌔카매져서 싫다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입니다. 여름엔 일 끝나고 날이 훤히 밝아 퇴근하기 괜히 죄스러운데, 겨울엔 다섯시만 되도 슬슬 어둑어둑해지니 일 빨리 끝내고 집으로 얼른 가버린다고.
아직 가을이예요. 노란 은행잎이 주렁주렁해서 까만 하늘에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이번에 다이어리를 옴팡지게 샀더니 사은품으로 이어폰이 하나 딸려왔는데, 별 기대도 없이 지금 끼워봤다가 음질이 생각보다 좋아 깜짝 놀래는 중. 듣고있는 음악이 좋아서 제목을 확인하니 참으로 알맞게도 'Bye, Autumn'
안녕,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