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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가득 에너지볼

우주둥이 2016. 7. 30. 08:31



쿠키를 선물하고 싶어서 아침부터 뚝딱뚝딱 만들어 보았습니다. 오븐을 꺼냈다가 도로 넣었다가를 몇차례, 여름날 아침부터 오븐 앞에 쭈그리고 앉아 뜨거운 열기로 온몸을 샤워하고 싶지 않아서 오븐을 쓰지않고 만들었어요.만드는 사람이 기쁨이어야 받는 사람도 기쁨일 것 같아서요.

보통은 캐슈넛을 쓰던데, 저는 캐슈넛이 얼마 없는데다가 레시피들 찾아보면서 무심결에 다 먹어버렸다는.

쫀득쫀득 찰지기만 하면 될 것 같아서 오늘도 역시 내 맘대로 레시피입니다! 호두 듬뿍 두 줌에, 건자두 12개 정도, 건코코넛 역시 듬뿍, 바닐라 에센스와 계피 가루 넣어주었어요. (스뎅그릇은 어떻게 씻어야 물 얼룩이 안질까나요. 거참!)

부모님께 좋은 것들을 많이 물려받았는데 그 중 하나가 요리력입니다. 어머니가 요리를 척척, 꽤 즐겁게 잘 하시는데 -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20년째 하고 계세요. 100인분도 척척 만드는 능력자 -  그래서 그런지 저도 어릴때부터 뭘 만들어보는걸 그렇게 좋아했거든요. 식재료에 관심도 많고. 아직도 어머니는 딸을 '쪼렙'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가끔 직접 만든 요리 사진을 보여드리면 "이걸 니가 만들었다꼬?" 라고 의문을.

시간나면 보통 이것저것 만들어봐요. '요리하는게 취미가 아니고 요리책 보는게 취미'라고 생각할 정도로 요리책 사다모으고 들여다보는걸 좋아합니다. 좋아하는건 두 권씩도 사구요. 스무살 전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직장에도 책상 한켠에 아름다운 요리책이 놓여져 있어요. 스트레스 받을때마다 펼쳐봅니다.

요리책을 틈틈이 봐와서 그런지, 재료만 봐도 '아, 이건 이렇게 쓰면 되겠다' 하고 머릿속으로 요리 그림이 그려져요. 오늘도 역시 불 쓰지 않고 만들수 있는게 없을까, 하다가 얼마전에 어딘가에서 본 에너지볼이 생각나서 있는 재료 가지고 뚝딱뚝딱 만들어 본 거예요.

재료들 갈아서 쫀득하게 뭉친다음 코코넛 플레이크를 갈아서 굴려주었습니다. 분명 코코넛 가루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플레이크를 갈아버렸어요. 오히려 식감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보기에도 예쁘고.

달지않고 딱 쫀득한 에너지볼입니다. 사랑의 에너지를 가득! 포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역시 있는 재료로 뚝딱뚝딱. 예쁘게 담아서 비닐에 한번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 차게 먹으면 더 맛있겠죠?

받는 얼굴을 기대기대 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