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오뎅바에 갔다. 술을 잘 못하니 남들 술 삼킬 때 오뎅을 삼키는 식으로 앉아있었는데, 시작부터 엄청난 속도를 보이던 나는 급기야 그 큰 오뎅을 열 다섯개도 넘게 먹는 기록을 세웠다. (히야) 작은 공간이라 다닥다닥 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넘어왔는데 남자 서넛이 모여 나누는, 그놈의 여자얘기도 당연히 섞여있었다.
남 1 : 제가 단발머리 잘 어울리는 여자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근데 첫눈에 딱 보고 단발머리가 너무 예뻐서 반한거예요. 제 모든 기준을 다 무너뜨렸다고 해야되나... 근데 외모에만 반해서 사귄건데 나머지 부분들도 너무 다 잘맞는거예요. 헤어지고 나서... 한 3년을 방황했을꺼예요. 못 잊고.
남 2 : 야 여자애들 그렇게 이쁜 애들 없어. 거기서 거기야. 아무리 이뻐봤자 어쩌구 저쩌구
(난 오뎅을 삼키다말고 그분 면상을 한 번 봐줬다. 뭐래. 지는.)
난 꾀죄죄한 몰골로 연거푸 오뎅만 냅다 먹고 있었는데 그 남자들도 나를 흘끗 본 것 같다. 무슨 여자가 오뎅을 저렇게 빨리 많이 먹지? 라는 시선이 느껴졌다. 오뎅은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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